여행 가기 좋은 계절
뚜벅이 백패킹은 함허동천 야영장으로

지난 주말 토요일
마니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함허동천 야영장에 다녀왔습니다.
캠핑 전날 가방을 챙기며 노트북 배터리가 없어 충전을 걸어두고 잠에 들었는데 출발 전 노트북을 추가로 넣기가 힘들어 잘 패킹한 가방에 짐을 풀어 자리를 다시 잡고 재패킹을 해야 했어요
떠나기 전날에 패킹을 완료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충전은 미리미리 해야겠죠?

전날까지만 해도 비는 오후부터 온다고 해서 크게 걱정을 안 하고 있었는데 집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어요
그래도 좋습니다
비를 맞으며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도, 버스 안에서 보는 비 오는 풍경도

서울 뚜벅이가 함허동천 야영장으로 백패킹을 떠나기 좋은 이유는 버스만으로 어렵지 않게 야영장까지 갈 수 있기 때문이에요

이동방법
3000번 직행버스 > 강화터미널
강화터미널 > 3,4번 41번 버스 > 함허동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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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 기준으로는 약 두 시간정도가 소요되는데 강화 터미널에서 갈아타는 농어촌버스는 배차간격이 은근 길기 때문에 터미널 시간표를 미리 확인하고 시간 맞게 움직인다면 이동시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함허동천 야영장은 예약이 가능한 1 야영장을 제외하고는 2~4 야영장까지는 당일 현장매표 후 선착순으로 마음에 드는 곳을 이용할 수 있어 계획적인 J도 즉흥적인 P도 모두 즐길 수 있는 곳이에요
저는 계획 따위 모르는 P이지만 백패킹 가방이 아직 무거운 초보 백패커라 멀리서 찍어도 내 텐트만 나올 정도로 프라이빗하게 사용할 수 있는 4 야영장의 183번, 산과 바다뷰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2 야영장 104~105번, 116번 데크를 마음속에 찜해두고 갔어요
하지만 1순위였던 183 데크는 다른 분께서 이용 중이셨고 2 야영장으로 자리를 옮겨 나무아래인 104 데크에 텐트를 피칭했습니다.
이동하며 대략적으로 둘러본 느낌은 1,3 야영장은 모여있는 데크들이 많아 오캠이나 그룹으로 이용하기 좋아 보이고, 2,4 야영장은 혼자, 혹은 백패커 분들의 선택지가 많아 보였습니다.
주차장과 가장 가까운 1 야영장을 제외하고 4>2>3 야영장 순으로 경사는 있는 편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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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이렇게 찍으시길래 저도 한컷 !

4 야영장 및 2 야영장 꼭대기 모두 다녀왔더니 어찌나 땀이 줄줄 흐르던지 비도 맞고 땀에도 젖어 피킹 전에 샤워를 하고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으나 샤워장에 온수가 나오지 않는다고 하여 씻고자 하는 마음을 곱게 접고 피칭 완료 후 매점으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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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점에는 간식거리와 술 라면, 간단한 캠핑용품도 대여해주고 있었어요

비에 젖어 식은 몸을 일단 매점에서 컵라면으로 녹이고

매점에서 사 온 막걸리를 쥐포와 빗소리를 안주 삼아 마시며 힐링타임을 시작해 봅니다.
어느 평범한 일상에 비가 와서 쫄딱 젖고, 땀을 한 바가지 흘리며 계획했던 목표가 틀어져 한 시간 가까이를 다시 고생했다면 그날은 분명 온 우주가 날 괴롭히나 생각이 드는 우울한 하루였을 거예요
하지만 막걸리는 맛있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와 빗소리가 너무 좋아서 오늘 하루 고생했던 모든 시간은 웃고 넘길 해프닝이 되어 버립니다.

이런 멋진 나무 아래가 오늘 하루 온전히 내 공간이라니
비가 와도
다리가 아파도
그래도 너무 좋습니다.